내가 책에 대해 견지하고 있는 기본 원칙이 있다. 예외는 있지만 비교적 원칙에 따라 책을 산다.
  • 책은 사서 본다.
  • 만화책, 수필 그리고 잡지는 사지 않는다.
  • 번역된 SF소설과 환타지소설은 출간뒤 빠른 시간 안에 모두 산다.

책을 사는 이유가 있다. 책장에 꽂힌 책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생기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산 책은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꺼내 볼 가능성을 가진다. 한 책을 읽다거나 다른 책을 참조할 경우가 있고 글을 쓰다 인용할 때도 있다. 빌려 보면 이럴 때 아쉬워진다.

산 책을 모두 읽는 것이 아니다. 당장 읽지는 않아도 절판될 것을 고려해서 미리 사두는 책이 있다. SF분류환타지분류처럼 우리나라 독자층이 얇아서 출간된 다음에 금세 절판되는 책들이 있다. 이 책들은 나중에 보고 싶어 사려면 구하기 힘들다.

아주 애착이 가는 만화책은 살 수도 있다. 개인 감상에 치우친 수필은 손을 대지 않는다. 이따금 감상차원을 넘은 수필류는 사기도 한다. 잡지 가운데서 반드시 볼 일이 있는 무크류는 불매도서에서 예외가 되기도 한다.

난 책을 버리지 못한다. 대학 시절에 산 책을 아마 대부분은 앞으로 볼 가능성이 없다. 그래도 버리지 못한다. 책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책 제목을 보면 그 책을 살 때와 읽을 때 기억들이 떠오른다. 간혹 메모한 기억과 밑줄칠 때 상황까지 떠오를 때가 있다. 그 당시 샀던 책들은 그 자체가 내 기억이자 고민의 흔적들이다.

학창시절에는 책을 한권씩 샀다. 책목록에 기록되지 않지만 그 책 하나하나에 기억들이 선명히 남아있다. 2000년에 들어와 위키위키에 책관리를 하면서는 책은 온라인 서점에서 여러 권 단위로 구입을 한다. 위키에서 기록을 뒤지지 않으면 언제 샀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책들의 가치가 다른 건 아니지만 책에 대한 기억과 애착은 조금 다르다.

책꽂이가 다섯 개 있는데 거의 다 찼다. 오래전에 잘 안 보는 책은 책꽂이 위에 쌓아뒀지만 근 1년전에 산 책들은 꽂을 데가 없다. 책꽂이가 있는 작은방에 꽂을 데가 없어 방바닥에 책 200여 권이 정리되지 않은 채 널려 있다. 요즘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고 선뜻 사고 싶은 책이 많지 않아서 책사기를 자제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조만간 책정리를 하긴 해야겠다. -- [J] 2006-12-24 13: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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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06-12-24 13: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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