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BN-5000064790]


96년인가 97년에 중남미 단편 소설집 붐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르헤스 소설에 빠져 있을 때였기에, 수록된 작가 명단에 보르헤스라는 이름을 보고 덜컥 사버렸죠.

별문학회에 있었지만 문학에 문외한이라 소설을 평가하고 분석하고 고민하면서 읽지 않습니다. 한낮에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제목, 가수, 가사를 귀기울이지 않고 흘려 듣듯이 소설도 편안하게 읽고 느껴지는대로 느낄뿐이죠.

붐에 남미소설들은 뭔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순수문학과 영미소설과는 다른 맛이 있습니다. 확실히 다르죠.

보르헤스, 현대적 의미의, 상소설이라는 장르를 개척하고 기반을 닦은 거장입니다. 환상소설(Fantasy)라고 해서 SF나 환타지 로망과는 전혀 다릅니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요정, 난장이, 용 등(톨킨의 반지전쟁과 같은 환타지로망)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신화적 상상력, 허구와 현실이 혼재되면서 소재와 서사의 기반은 현실이지만, 그것을 꿈처럼, 꿈에서나 일어날법한 일들을 현실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 그래서 환상소설...

보르헤스를 읽으면 그의 기묘하고 풍부한 상상력의 텍스트가 내 현실에 튀어나와 휩쓸고 지나가지만 그게 뭔소린지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냥 그의 환상의 세계가 어렴풋하게 다가오지만 희미한 잔상은 오랫동안 머리속에 남습니다.

설명은 못하겠지만, 중남미 단편소설집 '붐'과 보르헤스의 소설은 정말로 읽어볼만합니다.

보르헤스의 소설을 읽다보면 라카미하루키같은 작가의 텍스트 속에서 그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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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05-09-05 08:5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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