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부산오뎅이 없다!
짓궂은 아이들은 전학온 애 주변에 모여 이렇게 놀린다.
"임마 니 서울말 한번 캐봐라"
서울애들은 수줍음을 타며, "나 서울말 못해~↗"
1990년 겨울 학력고사를 보러 서울에 올라왔다. 나는 버스간에서 오바이트를 할 뻔 했다. 덩치가 이따만하고 서커먼 콧수염이 난 녀석들이 징그럽게도 아양을 떨며 서울말을 하고 있었다. 서울말은 대개 끝이 올라가고 리드미컬하다. 부산말은 대부분 거성이 많고 끝이 내려가는 말이다. 부산사람들 말소리는 타 지방 사람들 말소리보다 크다. 그래서 서울에서 부산사람들끼리 모여 얘기할 때면 다른 사람들은 싸우는 줄 안다.난 부산에 있을 때 부산말이 표준말로 알고 있었다.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의 말투와 우리말투가 다르지 않았다. 다만 부산딸래미들이 부산방송에서 나와 인터뷰할 때면 소름끼치는 느낌이 든다. 부산얘들이지만 시골 촌구석에 살고 있는 애들처럼 촌스럽게 말을 하기 때문이다. 방송에 촌시러븐 말이 나오면 나는 채널을 틀어버린다.
서울에 살면서 이해 못한 말이 딱 하나 있다. 티껍다,라는 말이다. 해석을 들어 대충 이해를 하게 되었지만 아직도 그 뉘앙스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7년 넘게 서울에 살지만 나는 한번도 티껍다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없다.
겨울이 오면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판다. 그런데 서울에 파는 오뎅은 그냥 오뎅이 아니다. 전부 부산오뎅이다. 난 20년 가까이 부산에 살면서 한번도 부산오뎅을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다. 서울에 와서 부산오뎅을 보고 먹어 봤다. 부산에는 부산오뎅이 없지만 오뎅은 많다. 부산에서 파는 오뎅은 서울의 부산오뎅과 맛, 색, 냄새가 다르다.
부산에 파는 오뎅의 특징은 이렇다.
- 꼬롬한 냄새가난다.
- 맛은 약간 꾸룸하다.
- 속 색깔 전체적으로 푸른 빛이 도는 짙은 회색이다.
- 간혹 덜 갈린 생선 뼈가 씹히고 쫀뜩쫀득하다.
- 당근과 파가 군데군데 박혀 있다.
서울에서 파는 부산오뎅은 전혀 꼬롬한 냄새가 안 나고 맛도 꾸룸하지 않다. 색깔은 약간 노란색을 띠는 흰색에 가깝다. 씹히는 건 거의 없고 물컹물컹하다. 아주 간혹 당근이 보일 뿐이다. 너도 나도 부산오뎅이라고 붙여 놓고 오뎅을 팔지만 진짜 부산 출신 오뎅은 없다. 다시다를 잔뜩 풀어 넣은 국물에 흐물거리는 오뎅은 진짜 오뎅맛을 못 낸다. 진짜 오뎅맛은 기름에 튀겨서 1시간도 안 되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다. 물론 위에 다섯가지 특징을 갖춰야 한다.
서울에는 부산오뎅이라고 불리는 오뎅이 있지만 이놈들은 절대 부산출신 오뎅이 아니다. 부산에 파는 오뎅은 그냥 오
뎅이다. 서울에 파는 오뎅도 그냥 오뎅이다. 다만 상표가 붙어 있을 뿐이다. 부산오뎅이라는 놈은 진짜 부산의 오뎅 맛이 없다.
뎅이다. 서울에 파는 오뎅도 그냥 오뎅이다. 다만 상표가 붙어 있을 뿐이다. 부산오뎅이라는 놈은 진짜 부산의 오뎅 맛이 없다.
서울에 제대로 된 오뎅이 없지만 춥고 배고프면 맛없는 오뎅을 먹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