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성향을 가지고 있지만 고등학교 2학년에 들어 설 때 문과를 선택했다.

경제학과에 진입했지만 경제학보다는 컴퓨터와 IT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집에서 내 책꽂이를 보고 대학에서 도대체 뭘 전공한 사람인지 헷갈려한다. 정작 경제학책은 거의 없고 컴퓨터, 철학, 사회학, 종교 따위 서적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4,5학년때는 선에 빠져 있었고 직장생활할 때는 성(sex)이나 생명공학 책을 사서 신나게 읽기도 했다.

SI업체에 들어와서 네트워크나 개발 관련 일을 하고 싶었지만 정작 기획(전략기획, 경영관리)를 시작했다. 기획일을 하면서 시스템관련 분석, 설계하는 쪽에도 관여했다. 기획부, 기술연구소, 전자상거래관련 부서를 전전했다.

기획, 분석 따위를 하면서 프로그래밍 직전까지 일인 디자인, 설계도 한다. 나와 함께 일했던 선배 한 분은 '너 도대체 정체가 뭐냐? 뭔 일하는 놈이니?' 하며 내 아이덴터티(직무측면에서)를 규정해 보려고 시도까지 하였다. 결국 완벽한 정체규명은 실패하고 황금박쥐라는 별명을 달아주었다.

내 머리는 체계적이지 않다. 이것저것이 마구 뒤섞여 복작거린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일에 대한 틀이 잡혀 있지 않으면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그래서 일의 큰 틀과 체계를 파악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복잡한 머리에서 잡다한 아이디어를 끄집어 낼 수 있다.

잡다한 분야에 관심이 많다. 그렇다고 각 분야나 특정 분야에 전문가는 절대 아니다. 언저리에서 수박 겉핥듯이 깨작거리다가 대충 맛보고 끝낸다. 어떤 사람들은 NoSmoke:잡종적지식이 어떠니 하는 말을 쓰지만 난 잡종적 지식을 들먹일 수조차 없는 수준이다. 잡다함은 잡다함을 계속 낳고 복잡도와 엔트로피를 높인다. 그래서 난 늘 헷갈려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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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modified 2003-02-05 18: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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