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3학년 때 녹두거리 위 깔딱고개 근처 아주 좁은 자취방에서 살았다. 술을 한잔하고 길고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지나 집으로 들어올 때마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떠올리며 편지를 쓰곤했다.
골목길 끝에 있는 자치방을 향해 터벅터벅 걷는다 술을 마시면 골목길은 한없이 길고 좁다 드문드문 지나치는 가로등만이 그나마 한걸음씩 걷고 있음을 확인해 준다. 술취해 걸으며 편지를 쓴다 . 알콜은 이성에 갖혀있던 감성에 용기를 붓는다. 그 길을 걸었던 수만큼 편지를 썼지만 한번도 부치지 못했다 알콜은 육신에서 분해되고 편지의 흔적은 기억이라는 발자욱으로 남는다.










